
전망대의 정수(精髓)
Burnaby Mountain은
메트로 밴쿠버 중심부인
버나비 시 북쪽에 자리한
낮은 산이자 고원 지형으로,
도시·바다·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천연 전망대 역할을 한다.
해발 약 370m로 결코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부가 탁 트여 있어
체감되는 풍경의 스케일은 그 높이를 훨씬 넘는다.




이곳은 단순한 도심 공원이 아니라
Burnaby Mountain Conservation Area로
지정된 보호 구역이다.
원시림에 가까운 숲과 완만한 초원,
계절마다 새옷으로 갈아입는 정원,
산책로와 전망 포인트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남쪽으로는 버나비와 밴쿠버 시내,
서쪽으로는 Burrard Inlet와 밴쿠버 항만이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멀리 밴쿠버 아일랜드의 능선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하나됨의 순간
특히 석양 무렵이면
도시의 불빛과 하늘의 색이 동시에 바뀌며
버나비 마운틴 특유의 장엄한 광경이 펼쳐진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해질녘,
수백 명의 시민들이
비탈진 잔디 언덕에 흩어져 앉아
석양이 태평양 저 너머로
천천히 사라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던 순간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처지의 사람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얼굴 가득 붉은 기운을 덮어쓰고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지금도 내 뇌리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그 순간만큼은
그곳에 모인 우리는
아마도 비슷한 생각과 마음을 안은 채
각자의 길로
산을 내려가지 않았을까.









Playground of the Gods
버나비 마운틴을
특별하게 만드는 다른 한 가지는
정상부에 세워진
거대한 목조 조각군 Kamui Mintara다.
‘신들의 놀이터(Playground of the Gods)’라는
이름을 지닌 이 작품은
일본 홋카이도 출신 조각가
Nobusuke Okamoto의 작업으로,
수백 년 수령의
삼나무(Cedar)를 사용해 제작되었다.
버나비 시와 일본 Kushiro의 자매도시 관계를
기념해 세워진 이 조각들은
원주민 토템 문화를 연상시키면서도
일본 조형미학이 더해진 현대적 해석을 보여 준다.
상업적 기념물도,
설명을 요구하는 조형물도 아닌 채
그저 바람과 하늘 사이에 서서
날씨와 빛, 계절에 따라
묵묵히 다른 표정을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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